4월 14일 토요일. 오전 10시를 넘었는데도 황사인지 스모근지 안개인지 모를 뿌연것들이 온통 대기를 휘감고있다.

가뜩이나 찬바람까지 불어대고.. 산책을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와서 따뜻한 집안에서 오랫만에 좀 끄적여보자..

 

 

2012 총선결과를 보면서 느끼는 점

 

고정팬이 있는편과 없는편의 싸움이었지 않나하는 분석, 새삼스럽지만 그게 왜 이제서야 보이는지 모르겠다.

 

우선, 지역에 의한 분할은 또다른 몰상식의 형태로 나타나는 거라고 치고 건너뛰자.. 이건 참 볼때마다 가관

 

거기에 덧붙여서 소위 '보수층'이라는.. 상식에 의한 선택이 아닌 맹목적 선택을 해주는 층이 확고한 편과

그렇지 않고 그때 그때의 부동층의 형태를 보이는 '비보수층'의 선택에만 매달려야 하는 편의 대결

 

무엇이 됐건 이슈가 비교적 확실해서 부동층을 확실히 가져오게 되면 좀 승부가 되는거고

그렇지 않으면 게임이 안되는 그런식

 

몇번의 총선결과를 보면 그렇게 정리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비보수층'이 할수있는 선택은 그리 많아보이진 않는다.

 

가장 양심적인 것은 서두르지 말고 조용히 토양을 닦으면서 기다리는거겠지

몰상식과 맹목적 불신의 세대가 죽어나가고 그 잔재들도 조용히 사그러 들때까지 그게 언제가 됐든 기다리는거

 

문제는 그게 정치인 자신들이 살아 생전에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답이 안나온다는 거고

거기에서 조급한 생각들과 시도들이 생기는것은 아닌지..

 

언젠가 정동영이 그걸 참다못해 발설을 해서 어르신들의 노여움을 크게 받았던 적이 있었지

60 ~ 70대는 투표 안해도 된다는 식의 말을 했다가 난리가 났었다는데 결국은 그런 조급함이 이런 말을 낳은 것이고

 

이제 돌이켜보면 정동영이 파악하지 못했던 점은

제도나 구조를 바꾼다고 해서 사람들의 수준이 과연 따라와 줄것이냐 하는 문제

극단적으로 말해서 정말 60대 이상은 투표를 못하게 한다고 쳐도 과연 문제가 해결될것이냐 하는 점

 

문제는 애시당초 60대건 70대건 20대건 국민들의 전체적인 정치수준이 문제란 거지

민주주의 안에서 아무도 문제삼으려 하지 않는것이 바로 국민들 자신들의 정치적 수준에 대한 냉정한 평가

 

한국정치에서 가장 코미디적인 부분 중 하나가

'국민들은 참 똑똑하고 수준이 높은데 어떻게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저렇게 한심한 놈들만 뽑아 놓느냐' 하는 식의 말들

 

그게 아니라 그 국민들 중에서 개중 똑똑하고 영리한 놈들을 골라서 세워 놓은 것이 지금의 국회의원들 이란걸

도대체 몇번의 선거를 반복해봐야 인정들을 하실까

 

국회의원들이 하나같이 욕먹어 싼 놈들이어야 하는 이유는 그놈들을 안주거리로 쓰기 위해서지

자기 삶이 팍팍해지고 특히나 경제위기가 생기면 그것에 대한 책임 전가를 하기 위한 좋은 핑계거리로 삼아야 되니까

 

이명박의 실정을 얘기하는 부분에서 하나같이 하는 얘기는 결국

그전보다 오히려 양극화가 심해지고 살기도 힘들어졌다는 푸념이다.

아니 왠걸, 금융위기를 이명박보고 대체 어쩌라는 말인지, 대기업 성공신화의 주역인 이명박한테 도데체 뭘 바라는건지

이렇게 되면 자기식대로 밀어부치는 이명박아저씨가 외려 헷갈리겠지

 

이명박이 당선 될 때의 상황은 내가 보기엔 어느정도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던 거다.. (좀 역겨운 거였지만)

다소간의 비양심이 있다손 치더라도 일단은 경제를 살리는게 우선이니 장사꾼한테 나라를 맡기자고..

개나소나 다들.. 자기 먹고사는 것과, 작든 크든 지금 가진것을 그나마 지켜줄 것 같은 놈을 딴거 따지지 않고 선택한 거였지

 

그런 선택에 대한 책임은 자신들이 져야지

또다시 대통령 탓이고, 정치인들 탓이다.


WRITTEN BY
radioba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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